본문 바로가기

웹 공개 이야기들/유리링

제 30화「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려보자」

제 30화「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려보자」

「그럼 가자.」
「근데 마이, 여긴 어디쯤이야?」
「지하철로는 '아카바네이와부치 역' 근처야. 조금 더 멀리에는 'JK아카하네 역'도 있으니까, 자동차로 온다면 그쪽으로 오는 게 낫겠지.
「그리고 지금 이 다리는 '신 아라카와 대교'야. 아라카와 강과 근처에 흐르는 신 카와기시 강을 잇고있어.」
「미야, 여전히 사전조사가 철저하네…….」
「후훗. 이정도는 당연하지.」
「마이 님, 오늘은 어느정도 달리나요?」
「오늘은 여기 북구의 신 아라카와 대교에서, 에도가와의 가사이린카이 공원까지 약 26km입니다~
「이……26km?! ……근데 그건 어느 정도 거리야?」
「지하철 역으로 말하자면 신바시에서 요코하마[각주:1]까지 정도예요. 레오 님♡」
「그, 그 정도나 되는 거리를 달릴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런데 의외로 쉽게 갈 수 있어~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면 말이야!」
「……정말로?」
「응. 이 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는 길도 거의 평평해서 신호도 없고, 몇 번 휴식을 하더라도……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해.」
「우우우……. 그럼 노력해볼게.」
「저, 저도 열심히 할게요!」
「자, 우선 통행금지로에서 자전거 전용 도로로 자전거를 들여놓자.」
「영차……. 아아, 귀찮아! 이런 방해물을 왜 세워둔 거야?」
「이게 없으면 자전거 전용 도로에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들어올 지도 모르잖아.
「흐응, 역시 여러모로 귀찮구나.」
「이 댐은 전망이 좋네요. 이 길을 달리나요?」
「아니야, 사유키 쨩. 봐봐, 댐 아래에 넓직한 길이 보이지? 저게 '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야.」
「하지만 한동안은 이 댐 위를 달릴까.」
「네에~」
「높은 데에서 달리는 거 기분 좋아~♪ 계속 댐 위에서 달려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러게~♪ 하지만 댐 위는 도로나 선로가 끊기니까, 아무래도 하천 쪽이 메인 도로가 되어버리지만.」
「아! 수문이 있어요! 그것도 두 개나?!」
「저기 저 파란 게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와부치 수문이야. 그리고 앞에 보이는 빨간 건 구 이와부치 수문이고.」
「빨간 건 이제 수문으로써는 사용되지 않지만, 메모리얼 기념물로 남겨둔 것이야.」
「철저한 예습……. 아라카와 가이드를 해도 되겠는걸.」
「정말로 그렇네. 하지만 저 빨간 구 아라카와 수문은 올라갈 수 있는 갑판도 있어서 전망이 굉장히 좋아.」
「그렇구나……. 그럼 다음에 같이 올까요. 사유키 씨.」
「네. 꼭이요♡」
………………
「네네, 두 분은 모쪼록 알콩달콩 염장 질러주세요.」
「정말…… 그런 말 하지마!」
「그래서 말이야, 리사. 현재 이와부치 수문은 스미다 강의 기점이 돼.」
「수해가 많았던 옛날의 아라카와가 지금의 스미다 강에 물길을 터서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강이 지금의 아라카와 강이지?
「어머, 정답이야. 리사치고는 제법인걸…….」
「"리사치고는"이라니, 너무하잖아. 미야! 」
「후후훗. 화난 리사도 정말 귀여워♡」
「정말……. 흥이다.」
「그래서 아라카와 구에서는 아라카와 강이 흐르지 않아. 이제는 스미다강이 되버렸으니까.
「그렇군요~ 공부가 되네요.」
「아라카와 강의 정식명은 '아라카와 방수로'야. 근처에 헬리포트도 있으니까 또 언제라도 올 수 있어. 리사♡」
「뭐?!」
「헬리포트가 있으면 확실히 언제라도 올 수 있네요. 미야 님.」
「뭐어?! 미야 님도, 사유키 씨도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릿카, 저 두 사람은 사는 세계가 다른 거야. 우리같은 서민과는 감각 자체가 다른 거지……. 하아~」
………………
「네네. 즐거운 만담은 그쯤에서 끝내. 드디어 댐을 벗어나, 자전거 전용 도로로 들어서니까.」
「내가 제일 먼저 도착이야! 햐아아~ 기분 좋아♪」
「잠깐, 레오. 혼자 먼저 가면 안돼. 기다려!」
샤아아아아……
「다들, 어때. 잘 따라오고 있어?」
「네, 괜찮습니다.」
「하아, 하아……. 괜찮습니다. 마이 님.」
「길이 넓어서 달리기 쉽네요. 굉장히 즐거워요~」
「……하아……하아. 후우…….」
「한 사람만 대답이 없는데?」
「마~이~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어?」
「참나……. 페이스도 생각 안 하고, 처음에 너무 날뛰니까 지치는 거잖아.」
「그치마안…… 하아, 하아.」
「미안하지만 나는 레오 앞에서 달릴테니까, 4명은 그 페이스 그대로 달려줘.」
「알겠습니다~」
………………
「레오 님, 끝까지 힘내면 차갑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어요.」
「알고 있어!! 하아, 하아…… 포타포타, 포타포타!!」
「풋. 뭐야, 레오. 그 구령은?」
「포터링이니까 포타포타하고 기합을 넣는 거야!」
「후훗. 이상하네. 그렇지만 꽤 많이 왔어. 벌써 이 근처는 아다치구야.」
「방금 지나간 곳이 '시카하마 다리'고, 앞에 보이는 게 '오색벚꽃 대교'야. 고속도로에선 보기 드문 2층 건물의 다리야.」
「네이밍센스가 조금 중2병같네요. 리사가 좋아할 것 같은 이름인걸.」
「왜 그렇게 되는 건데에에에~!!」
「오색 벚꽃인가요……. 정말로 있다면 보고 싶어요.」
「그 안쪽으로 보이는 게 '코우보쿠 다리'. 여기는 일반도로고, 다리 우측으로 가면 JK오우지역으로 이어져.」
「뭔가 다리만 있고……. 하아, 하아……. 맛집은 없어?」
「잔뜩 있어요. 레오 님. 우선 프렌치 토스트가 유명한…….」
「하아, 하아……. 그런 심술 자꾸 부릴 거야?!」
「뭐, 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달리는 동안은 다리 정도 밖에 경계 표지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다리 이름을 외우게 되는 거야.」
샤아아아아……
「앗! 저 앞에 보이는 거…… 스카이트리 아닌가요?!」
「맞아. 스카이트리는 여기서 가까워♪」
「와아♪ 우후훗. 기대돼요~」
「아아…… 어쩜 쉬운 거야. 리사. 하지만…… 귀여워♪」
「그 외에는 강과 아파트 단지뿐이지만 조망이 좋으니까 좋아해요.」
「아파트 단지……. 아아, 뭔가 안정되는 단어야.」
「안돼, 리사. 사랑스러운 리사와는 고층 맨션의 최상층에서 달콤한 사랑의 거처를…… 후훗♡」
「그런 얘긴 그만하고. 정말……. 마이 님, 저기 보이는 다리를 지나는 전철은 뭔가요?」
「아아, 저건 닛포리…….」
「닛포리토네리라이너야. 아래에 있는 건 일반도로인 '오구하시 도로'. 다리 이름은 '오우기 다리'야.」
「후훗. 또 미야 쨩의 가이드 모드가 시작됐네.」
「뭐든지 이 나한테 물어봐줘. 리사♡」
「네네.」
「아라카와 강 저편으로 있는 도로는 수도중앙순환로야. 또 카와구치로도 이어져서…….」
「거기까진 묻지 않았어. 정말…….」
「이 근처에는 운동장이 많네요. 다들 야구나 축구를 하고 있어. 즐거워보인다~」
「아, 하아하아……. 우, 운동이라니…… 그런 거 하나도 안 즐겁거든. 시노자키 릿카!!」
「레오, 파이팅.」
「후우, 하아, 포타포타…… 우우.」
「이런, 많이 지쳤구나.」
「이 앞에 '니시아라이 다리' 너머까지 가면, 쉬는데 좋은 곳이 있어.」
「아, 저 다리군요.」
「거기서 쉴까요?」
「응, 조금 쉬자.」
「아…… 음수대에, 화장실도 있어. 그렇구나. 여긴 '공원'이구나.」
「하지만 이 근처는 그냥 공원이 아니라 준공원(準公園)이야. 리사.」
「미야, 그렇게 지식 자랑 안 해도 돼…….」
「미안해. 쌓아둔 지식이 멋대로 머릿속에서 흘러넘쳐서~」
「그럼 한동안 유출금지.」
「그런……. 리사 심・술・쟁・이♡」
샤아아아아……
「근데 여기 '서행' 표기가 많네~」
「그건 말이야, 리사!」
「미야는 한동안 휴식!」
「흑…….」
「여기는 원칙적으로 시속 20km 제한이야. 길은 모두의, 산책하는 보행자의 것이기도 하니까.」
「그렇군요……. "아라카와 자전거 전용 도로"라고 할 정도니까, 자전거만 다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흠! "자전거 전용 도로"라고는 하지만, 원래 여기는 재해시에 이용되는 긴급 도로야. 우리는 나라로부터 도로를 빌리고 있는 격이지.」
「또 미야는…… 하지만 뭐, 공부가 됐네.」
「엣헴♡」
「정말 미야 쨩은 대단하네. 어쨌든 여기서는 '서행'이지만, 20km 낼 수 있으면 포터링에는 충분해.」
「포타…… 포타포타. 포타 쥬스…… 포타포타.」
「저런 바보같은 걸 말할 기운이 있으니 좀 괜찮은 건가……. 사유키 쨩, 괜찮아?」
「하아, 하아, 하아…… 네! 옆에서 릿카 씨가 격려해주니까…… 하아, 하아, 하아.」
「사유키 쨩은 레오보다 훨씬 근성 있네. ……자, 레오도 파이팅이야!
「시, 시라카와 사유키한테는 지지 않아……. 파이팅!!」
샤아아아아……
「자, '센쥬신바시'를 넘었어! 자자, 다들 힘내자!」
「아! 화단에 다양한 꽃이 피어있네♪ 조금 보다 가고 싶네요.」
「또 리사의 메르헨 취미가 나왔구나.」
샤아아아아……
「저 '호리키리 다리'를 지나면 댐에 올라가.」
「댐 위로요……?」
「그 전에 수문이 있으니까, 하천의 길이 끊겨. 그러니까 거길 넘어가는 느낌이야.」
「오늘 첫 오르막길이네요……. 영차…….」
「에에! 오르막길이야?!」
「네네. 별로 가파르지 않은 비탈이니까, 열심히 밟아.」
「우우우……. 포타포타…….」
………………
「하아, 하아…… '호리키리'라는 역이 있네요. 안 쪽에는 학교같은 건물이…….」
「저건…….」
「잠깐 미야 쨩! 이쪽만큼은 나한테 말하게 해줘! 이 대학교는 말이야, 원래는 중학교였어.」
「그것도 그 유명한! "3학년 B반 킨파치 선생님"[각주:2]의 학교의 무대였어!!」
「………………」
「어때! 놀랐지? 약간 성지순례 같지!」
「………………」
「저, 저기…… 그 "킨파치 선생님"은 뭔가요. 마이 님?」
「에?!」
「저도…… 들은 적 없어요…….」
「그, 그럴수가. 거짓말이지? 다들 알고 있지? 미야 쨩, 리사 쨩?」
「………………으음.」
「왜, 왜애…… 왜 아무도 모르는 거야! 나랑 두 살 차이 밖에 안 나잖아~」
「하아, 하아…… "그레이트 티쳐 오니가와라" 라면 나도 알아……. 포타……포타포타…….」


  1. 한국의 경의선 기준. 홍대입구역에서 운정역까지. [본문으로]
  2. 1979년부터 2011년까지 32년간 비연속적으로 제작·방송한 일본의 텔레비전 드라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