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 공개 이야기들/리나기사 프롤로그

프롤로그 제 1화「본교의 베스트 커플」


프롤로그 제 1화「본교의 베스트 커플」
 연인이 생기고 첫 겨울방학.
 방학이 되기 전에 사랑하는 마나미랑 '서민 데이트' 많이 하자! 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스오우가를 너무 얕봤나~」
 새해가 되고 신년회 파티니, 뭐니로 마나미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었다.
「하아~  ……그만큼 가끔 있는 하루 휴일은 귀중했어. 마음껏 농후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안되지.
「왜냐면 마나미는 그냥 친구가 아닌걸.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귈테니까. 응응.」
「여전히 혼잣말이 많구나.」
「응? 뭐야. 아야잖아.」
 뒤를 돌아보니 친구인 아야가 어이없다는 듯 나를 보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애.」
「으…….」
 아야의 쌍둥이 언니인 아이 양도 찰싹 아야 등뒤에 들러붙어 나를 보고 있었다.
 
 이 포지션이 이제는 익숙하다.
「두사람 다…… 안녀… 이 아니라 올해도 잘 부탁해?
「왜 의문형인지는 수수께끼지만, 올해도 잘 부탁해. 하즈키.」
「아니 새해지만 역시 미카녀스럽게 "평안하세요"가 나을까 싶어서.」
「이제 와서 그런 얘기야? 뭐 나는 어느 쪽도 상관 없는데.」
「……나는 그닥 너한테는 잘 부탁하고 싶지 않은데.」
「아이, 신년 인사정도는 제대로 해.」
「우우…… 잘 부탁해…….」
「아하하하, 둘 다 똑같네.」
「그 말 전부 그대로 돌려줄게. 안뜰에서 혼자 히죽거리는 누구누구 씨도 똑같네요.」
「그, 그런 얼굴한 걸까~」
「어차피 또 마나미 씨랑 겨울방학에 했던 데이트나 생각하고 있었겠지.」
「그, 그건…… 뭐…….」
「나랑 아야도 겨울방학엔 잔뜩 데이트 했어!」
「그, 그렇구나……. 아하하…….」
 이 둘은 집에서도, 밖에서도 같이 다니니까 하루종일 데이트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러고 보니 방학 중에 하즈키는 떡 몇 개 먹었어?」
「응? 뭐야, 그 얘긴. 미카녀생은 고사하고 어린애도 안 꺼낼 테마인데.」
「아하핫. 그치만~ 하즈키 얼굴을 보니까 왠지.」
「에엣. 혹시 나 살쪘어?!」
「글쎄……. 바로 이게 흔히 말하는 "결혼하면 살찐다" 라는 건가~」
 히이이익! 그럴리가!!
 확실히 겨울방학에 조금…… 아주 조금, 평소보다 많이 먹었을지도 모르는데.
………………
…………
……
「아무리 내가 바뻐서 옆에 없었다고 해서…….」
「그렇게 흉하게 뒤룩뒤룩 살쪄서 자기관리도 못하는 멍청이는 스오우의 오른팔이 될 수 없습니다.」
……
…………
………………
「……라고 들으면 너무 슬플 거야.」
「안 그래, 안 그래. 그렇게까진 말 안 할걸. 피해망상 너무 심해.」
「아야는 아무리 살쪄도 나는 괜찮아. 아야와 나의 인연은 깊은걸.」
「저, 저라도 결코 그렇게는 말하지 않아요.」
「아…… 마나미.」
 어느새인가 온 마나미가 아야를 노려보며 내 옆에 서있었다.
「하즈키는 얼마나 뚱땡이가 되더라도 분명히 디럭스 같이 귀여울 거예요.」
「근데 디럭스라니…….」
 분명히 그 모 탤런트[각주:1] 얘기지? 보통은 이름으로 부르는데.
「푸, 풋풋…… 디럭스…….」
봐, 아야가 이상하게 받아들였잖아.
「아야, 뭐가 이상해?」
「그건 말이야…….」
「다, 다들 슬슬 예비종 칠테니까 교실에 가자.」
「풋풋풋…….」
「정말. 언제까지 웃을 셈이야.」
웅성…… 웅성……
「어라……. 뭐, 뭐야. 이 소란은?」
교실에 들어가면, 평소에는 조용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의 반이 좀 달랐다.
조금 축제처럼 들떠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몰라. 아야, 빨리 앉자.」
 
 아이 양은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았지만, 나와 아야는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혹시 마나미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저, 저기 마나미…….」
「어머, 뭐야. 그 멍한 얼굴. 혹시 이 소란의 원인을 몰라서 따돌림 당하고 있는 거야?」
「리, 리사 양…….」
 리사 양은 언제나 등장법이 "기다리셨습니다!" 같은 느낌이구나.
「뭐, 모른다면 리나가 알려줄 수도 있는데.」
「이미 알려줄 생각으로 우리한테 온 거지, 리나 양?」
「리나는 서민한테도 친절하지~ 감사하라구.」
「남의 말은 듣지도 않네.」
「뭐, 평소랑 똑같잖아.」
「그래…… 평소. 미안해.」
평소처럼 뒤에 있던 나기사 양이 리나 양 대신 사과를 했다.
정말 똑같네.
「어쨌든 상관 없지만 얘기를 할 거라면 빨리 해주지 않을래요? 저는 당신과 달리 그렇게 한가하지 않으니까요.」
「리, 리나도 한가하지 않아!」
「리나, 설명할 거면 제대로 해. 계속 이러면 시간낭비잖아.」
「나기사…… 정말, 알았어. 좋아. 잘 들어. 실은…….」
리나 양의 말에 따르면, 이번 달에 진행되는 '어떤 행사'가 이 소란의 원인이었다.
그 행사라는 것은 '멘토 진로 상담회'.
새학년 진급이나 진로 상담의 일환으로 미카녀 본교의 선배들이 부속부 학생들의 멘토…… 즉 상담역으로 온다는 것.
이것은 매년 진행되어서, 평상시라면 성적이 우수한 본교의 선배가 오는 모양이지만…….
「이번에는 어쩜! 본교의 베스트 커플인 시라카와 사유키 님과 그 파트너이신 릿카 님이 오시기로 결정된 거야!」
「본교의 베스트 커플 말이지…….」
「흐응…….」
나와 아야는 잘 와닿질 않았다.
그렇지만 부속부 아이들은 본교의 언니 분들을 동경하고 있으니까
분명 엄청 기쁜 거겠지.
「그 두 분으로 정해진 건 부속부에서 강한 요청을 한 것도 있지만, 학생회의 전 회장의 지지가 강했다는 모양이야.」
에헴하고 리나 양이 가슴을 폈다.
이런 정보를 리나 양은 어디서 가져오는 걸까?
「전(前) 회장이구나. 현(現)이 아니라.」
「전 회장은 사유키 님이 회장을 맡고 계셨을 때 부회장을 하고 계셨어요. 그러니까 꽤 친하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시라카와 사유키 씨라는 사람은 예전에 부속부 회장이었다는 거야?」
「뭐, 그렇지!」
「왜 리나 씨가 득의양양한 거야?」
「아야, 이제 알았으니까 됐잖아. 앉자~」
「아이, 조금만 더 기다려. 애초에 진로 상담을 학생끼리 한다는 게 뭔가 이상한데.」
「그건…….」
「그것에 대해선 제가 설명할게요. 누구누구 씨보다는 간결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고.」
「정말. 모처럼 리나가 알려주려고 했는데!!」
 리나 씨의 말을 막듯 마나미가 설명했다.
「진로 상담이라곤 해도, 매일 진행되는 게 아니에요. 1월 방과후에 주 3회정도 행해집니다.」
「그렇구나. 어떤 분위기야?」
「그건 매년 달라요. 평범하게 교사가 하는 것처럼 할 때도 있고, 다과회 형식으로 편한 분위기에서도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쪽이 훨씬 좋은데~」
「거기에 만일 심각한 고민이나 개인적인 고민일 때는 특별히 준비된 교실에서 들어주기도 한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꽤 본격적이네.」
「요컨데 '진로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본교 선배들과 차를 즐기거나, 별 것 아닌 일을 상담하거나 하는…… 놀이 같은 것이에요.」
「놀이라니,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하즈키, 당신은 뭔가 상담거리가 생기면 우선 제게 말씀해주세요. 분명 다른 누구보다 좋은 어드바이스를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기, 기억해둘게…….」
 선배들보다 자기가 반드시 더 좋은 조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조네.
 그렇지만 나라도 잘 모르는 선배들보다는 연인인 마나미에게 우선적으로 상담할 거지만.
「행사는 잘 알았지만 이 소란은 뭐야. 그 온다는 두 명은 아이돌이라도 돼?」
「그야말로 "언니"라는 느낌이려나? 의외로 사랑스러운 계열이라던가?」
 내가 궁금증을 표하자 기다리셨습니다, 라는 듯이 리나 양의 머신건 토크가 덤벼들었다.
「너희는 모를지도 모르지만, 사유키 님은 "궁극의 숙녀"라고 불리우는 이름도 높은, 진짜배기 아가씨야. 팬클럽도 있었을 정도니까.」
「구, 궁극의 숙녀……. 그건 한마디로 마나미 같은 사람이라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사유키 님은 저런 못되먹은 여자가 아니야. 같은 취급 하지마!」
「잠깐…… 누가 못되먹었다는 걸까~」
「꺄아아아!」
 마나미가 리나 양을 냅다 밀쳤다.
「아, 진짜! 폭력반대~」
「지금 건 리나도 나빴어. 아까부터 너무 흥분해있잖아.」
「그렇지 않아. 리나는 친절하고, 자상하고, 정중하게 모두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있을 뿐이잖아. 흥!」
「친절하다기보다 리나 양이 그저 가십거리를 좋아하…… 웁.」
「쓸데없는 말 하지마. 귀찮아지잖아.」
 무심코 아야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더 이상 옥신각신하고 싶지 않아.
「잠깐! 아야한테 손대지말고 당장 그 손 떼. 더럽잖아.」
「더, 더럽다니 너무해……. 하지만 결국 그 사유키…… 님? 이라는 분이 오셔서 모두 큰 소란이라는 거네.」
「……아니, 달라.」
「응?」
「남은 한 분, 시노자키 릿카 님도 잊지 말아줘.」
「그런가. 본교 선배는 두 분 오신댔지.」
「릿카 님은, 그 분은 본교 육상부의 에이스로 대회에서도 전국 레벨의 기록을 내신 유명인.」
「거기에 성격도 굉장히 의지되는 분이야.」
「호오, 그렇구나.」
뭔가 나기사 양이 리나 양 외의 사람을 이렇게 말하는 건 드물지도.
「사유키 님을 따르는 릿카 님. 그 모습은 본교에서 "백설의 기사"라고 불리는…… 정말 대단한 분이야.」
「배, 백설의 기사…….」
「기, 기사구나……. 와아.」
나도 아야도 무심코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 소녀틱한, 미카녀다운 호칭에도 놀랐지만……
그 나기사 씨의 담담하면서도 뜨거운 마음이 담긴 토크가 더 놀라워.
「육상부 선배니까 존경하고 있는 거구나?」
「흥. 나기사 쪽이 다리도 빠르고, 인기도 있는데.」
「……그건 아냐.」
「에, 나기사?」
나기사 양은 기분이 나빠졌는지,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자, 잠깐 나기사 기다려~」
그 뒤를 당황해서 쫓아가는 리나 양.
수다는 그걸로 자연스럽게 끝났다.
「나도 자리에 돌아갈게.」
「응. 그럼 이따 보자.」
질질 등에 아이 양을 붙인 채로 아야도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본교의 베스트 커플인가~」
평소라면 우리 6명이 얘기하고 있으면 눈에 띄어서 주목 받는 일도 자주 있지만
오늘은 다들 각자의 수다에 열중해서 그런 일은 없었다.
「그만큼 다들 들떴다는 거구나. 뭐, 우리에게는 관계 없는 일이지만.」

근처에 앉는 마나미를 보면서, 나는 문득 그렇게 생각했다.


  1. 아마... 마츠코 디럭스(マツコ デラックス) [본문으로]